서양 문명의 여명기(黎明期), 희랍 시대의 지혜(智慧)의 개념과 의미
서양 문명의 여명기라 불려지는 희랍 시대에 '지혜(智慧)'란 개념은 그리스어로 'sophia'에 해당한다.
이 단어는 희랍어 동사 '지혜롭다(sophizo)'에서 나온 것으로 '지혜로운(sophos)'이라는 형용사에서 명사화된 것이다. '지혜로운(sophos)'에서의 'soph'는 맨 처음에는 직업에 관련해서 사용되었던 용어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까 지혜롭다는 의미는 일상적인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적용되었던 것인데, 예를 들면 구두를 잘 만드는 사람,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 활을 잘 쏘는 사람, 춤을 잘 추는 사람 등이 "지혜로운 사람"으로 불려졌던 것이다.
그러다가 '지혜로운(sophos)'의 원래의 뜻이 확장되어 사용하게 되었는데, 사물이나 사건들을 다루는 데에 있어서 실질적으로 '잘' 다루거나 '영리하게' 처리하는 사람, 윤리적인 행위에 있어서 일을 '잘' 처리하는 사람, 혹은 일반적으로 자기가 맡은 분야에 있어서 기가 막히게 일을 '잘' 해내는 사람을 의미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말해서 "지혜로운(sophos)" 사람"이란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손재주를 발휘하건 인위적(人爲的)으로 어떤 일을 수행하는 것이건 간에 구체적인 행위(行爲)에 있어서 "슬기로운 사람"을 의미했던 것이다.
슬기롭게 일을 잘 처리하는 능력이란 바로 그 분야에서 '탁월하게(훌륭하게)' 수행하는 능력을 의미하기도 했다. 요컨대 건축 행위에 있어서 집을 아주 잘 지을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사람, 일생을 바쳐서라도 어떤 불후의 명작을 창조할 줄 아는 사람, 복잡한 산업용 기계를 정교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 고도의 정치술로 나라를 잘 다스리는 사람 등이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불려지게 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슬기로운 사람이란 바로 각자의 분야에서 맡은 바 일을 최고로 잘 해낼 줄 아는 탁월한 "기술(techne)"을 가진 사람을 일컫게 되는데, 탁월한 '기술'을 보유한 사람이 곧 지혜 있는 사람이 되었던 것이기에 탁월한 '기술자'가 곧 '지혜로운 사람'으로 통용되었던 것이다...
(증산도 상생문화연구소 서양철학부 문계석 박사 기고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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