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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산도, 진리眞理

19세기말 조선은 대내외적인 파탄에 직면해 총체적으로 와해되어 가는 순간에 대단히 역설적이고 본질적이며 급진적인 종교문화가 탄생한다.

by 도생(道生) 2014. 1. 8.

역설적이라 함은 당시 현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혁과 같은 총체적 혁명을 요구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종교문화로 발전되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후천개벽 사상은 인간과 역사, 그리고 우주의 문제를 그 근본에서부터 천착(원인이나 내용을 연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이며, 이제까지 우주사를 지배해 온 자연질서와 문명의 패턴이 통째로 바뀐다는 것을 강조하는 점에 있어서는 대단히 급진적이다. ( 증산도의 선후천론에 대한 현대적 이해中)

 

 

주지하는 바와 같이 19세기말 조선은 대내외적으로 총체적인 파탄에 직면하였다.

그 당시 조선은 국내적으로는 국가 구성원의 최소한의 생존마저 보장해주지 못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피폐한 상태였으며, 대내외적으로는 국가를 자주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상실한 채, 일본과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의 먹이감으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

 

조선조 500년을 유지해온 정치, 사회, 문화적 이데올로기가 총체적으로 붕괴되어 가는 상황에서 지배층의 도덕적 기강은 극도로 문란해졌으며, 민중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연명해 나가고 있었다.

 

이같이 눈앞에 놓인 현실이 총체적으로 와해되어 가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대단히 역설적이고 본질이며 급진적인 종교문화가 탄생하게 된다. 조선말 최수운(1924~1864)에 의해 제기되고, 김일부(1826~1898)에 의해서 원리적으로 규명되었으며, 강증산(1871~1909)에 의해 역사발전의 법칙으로 구체화된 "후천개벽(後天開闢)"이 바로 그것이다.

 

역설적이라 함은 당시 현실이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변혁과 같은 총체적 혁명을 요구하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종교문화로 발전되었음을 가리키는 것이다.(물론 동학혁명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동학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민중혁명으로 발전되었으며, 19, 20세기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러므로 동학이 가지는 사회, 정치, 경제사적인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수많은 연구서와 학술 논문이 이미 나와 있다. 그러나 필자는 이 글에서 동학이 지니는 종교적 의미, 즉 동학이 최수운에 의해서 종교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자 한다.)

 

그러나 후천개벽 사상은 인간과 역사, 그리고 우주의 문제를 그 근본에서부터 천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질적이며, 이제까지 우주사를 지배해 온 자연질서와 문명의 패턴이 통째로 바뀐다는 것을 강조하는 점에 있어서는 대단히 급진적이다.

 

수운이 말하는 "어화세상 사람들아 무극지운(無極之運) 닥친줄을 너희들이 어찌 알까보냐... 무극대도(無極大道) 닦아내니 오만년지(五萬年之) 운수로다"는 후천 세상이 곧 도래한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며,

일부는 정역(正易)에서 동양 역학(易學, 曆學)의 원리를 통해 우주운행의 질서가 바뀐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증산은 수운과 일부가 밝힌 종교적, 역학적 의미의 후천개벽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 천지공사(天地公事)"를 통해 역사 속에 구체화시키고 있다. 증산은 이를 " 이제 하늘도 뜯어고치고 땅도 뜯어고쳐 물샐틈없이 도수를 짜 놓았으니 제 한도에 돌아 닿는 대로 새 기틀이 열리리라."라고 한다.

 

 

 

 

말하자면 증산의 "천지공사"에는 天地(우주자연의 운행질서)와 公事(인간의 작위作爲에 의한 역사 진행의 질서)가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증산의 천지공사에 이르러 후천개벽은 종교적, 자연적 의미에 더하여 역사적 의미를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증산이 말하는 후천개벽은 가장 포괄적 의미에서 이제까지의 우주운행의 방식, 역사의 전개양식, 개별 생명체의 존재양식이 새로운 패턴으로 바뀐다는 것을 뜻한다...

(오인제 사회학박사 - 증산도 사상 논문  "증산도의 선후천론에 대한 현대적 이해"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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