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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으로 돌아와서 (귀원전거歸園田居, 도연명)

by 도생(道生) 2014. 5. 11.

전원으로 돌아와서

(귀원전거歸園田居 , 도연명)

 

 

 

 

 

 

도연명(陶淵明, 365-427)

중국 동진(東晋) 말년의 시인, 지방관리를 하다가 관직을 버리고 전원으로 돌아와 술과 자연을 벗하며 시를 지었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평담(平淡)한 시풍으로 당대보다 이후에 이름이 더 높았다. 후일 두보와 이백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주요 작품으로 "오류선생전", "도원일기", "귀거래사" 등이 있다.

 

 

어려서 부터 세속과 맞지 않고

타고 나길 자연을 좋아했으나

어쩌다 세속의 그물에 떨어져

어느덧 삼십 년이 흘러버렸네

 

매인 새는 옛 숲을 그리워하고

연못 고기는 옛 웅덩이 생각하듯이

남쪽 들녘 가장자리 황무지 일구며

본성대로 살려고 전원에 돌아왔네

 

네모난 텃밭 여남은 이랑에

초가집은 여덟아홉 간

느릅나무 버드나무 뒤 처마를 덮고

복숭아 자두나무 대청 앞에 늘어섰네

 

아스라한 먼 곳에 인가가 있어

아련히 마을에 연기 피어오르고

깊숙한 골목에서 개 짖는 소리

뽕나무 위에서는 닭 우는 소리

 

집안에는 번거로운 일이 없고

텅 빈 방안에는 한가함이 있어

오랬동안 새장 속에 갇혀 살다가

이제야 다시 자연으로 돌아왔네.

 

 

소무적속운 少無適俗韻

성본애구산 性本愛丘山

오락진망중 誤落塵網中

일거삼십년 一去三十年

 

기조련구림 羈鳥戀舊林

지어사고연 池魚思故淵

개황남야제 開荒南野際

포졸귀원전 抱拙歸園田

 

방택십여무 方宅十餘畝

초옥팔구간 草屋八九間

유류음후첨 榆柳蔭後簷

도리라당전 桃李羅堂前

 

애애원인촌 曖曖遠人村

의의허리연 依依墟里煙

구폐심항중 狗吠深巷中

계명상수전 雞鳴桑樹巔

 

호정무진잡 戶庭無塵雜

허실유여한 虛室有餘閒

구재번롱리 久在樊籠裡

부득반자연 復得返自然

 

 

이 세상에는 다양한 인생이 존재합니다.

아둥바둥 거리며 눈앞의 이익만 쫓는 인생, 입신양명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인생, 타의에 의해 마냥 끌려 다니는 수동적인 인생... 간혹 만유생명의 근원인 천지자연의 품에서 유유자적하는 인생도 있겠지요. 그런가 하면 큰 뜻을 세우고 평생 일관되게 한 길을 가는 인생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인생을 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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