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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릇과 나의 인생(대한민국 도예명장 - 도천 천한봉 )

by 일신우일신 도생 2014. 5. 18.

그릇과 나의 인생

(대한민국 도예명장 - 도천 천한봉)

 

천한봉

1933년 일본에서 출생, 광복 후 한국에 들어와 도예에 입문, 1966년 조령요업사를 설립하고 1972년에 문경요를 설립했다.

1995년 대한민국명장회 도자기공예 명장이 되었으며 한국과 일본에서 여러 차례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

 

 

 

 

 

그릇과 나의 인생

 

흙덩이를 힘 있게 올린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몸과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

단숨에 그릇을 하나 만든다.

손은 익어 있고, 마음은 비었다.

나는 무엇을 채웠고, 또 무엇을 비워냈을까

 

무엇이든 채울 수도

비울수도 있는 것이

그릇의 마음이다.

 

굽 칼은 여러 번 대지 않는다.

흙이 시원스럽게 떨어져 나간다.

머뭇거림이 없어야 그릇에 힘이 느껴진다.

내 삶도 군더더기 없이 단순해져야 함을 느낀다.

 

언제 닳았는지도 모르게 다 닳아진 지문.

내가 더 닳아지고 다 닳아지면서

그릇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찻그릇처럼 쓰면 쓸수록

자연스러워지고

깇이가 있고 아름다워지는 것이

이 세상에 어디 그리 흔한가.

 

(도천 천한봉님의 "그릇과 나의 인생"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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