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노스트라다무스로 불리는 격암 남사고의 예언서 - 『격암유록』(남사고비결)
서양의 대예언가 미셸 노스트라다무스(1503~1566)는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동양의 노스트라다무스라 할 수 있는 격암 남사고는 1509년 조선의 경북 울진에서 태어난다.
격암 남사고(1509~1571)는 천문, 지리, 역학 등에 통달한 학자였다.
남사고는 철인(哲人)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학자였지만, 당시 아이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최고의 인성교육 지침서 『소학小學』을 언제나 곁에 두고 수신(修身)을 실천하며 지냈다.
기인(奇人)과 철인(哲人)으로 불린 격암 남사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예언서 『격암유록』(남사고비결)과 구천통곡(九遷痛哭)이란 말이다.
그는 풍수지리의 대가였음에도 돌아가신 아버지를 명당자리에 모셨으나 묘를 쓰고 보면 좋은 자리가 아니라 아홉 번을 이장하였다. 이때 어떤 노인이 지나가면서 "비룡상천(飛龍上天, 용이 하늘로 승천하는) 생각 마라, 사사괘지혈(死巳掛枝穴, 죽은 뱀을 가지에 걸어놓은 혈 자리 )을 왜 모르느냐."라고 하며 사라졌다.
남사고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평범한 곳에 아버지 유골을 모시고 대성통곡을 하였다고 하여 '구천통곡 남사고'라는 말이 전한다.
노스트라다무스와 동시대에 태어난 위대한 예언가 격암 남사고는 자연의 변화 원리로 미래를 예언하였다.
단순히 사건중심의 예언을 하였던 노스트라다무스와는 달리 격암 남사고는 천문, 역학, 풍수, 복서 등 대자연의 음양오행 원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언하였다.
격암 남사고의 예언서 『격암유록』은 세 가지 이유를 들어 조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격암유록』이 원본이 없다는 점(1977년 필사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 박태선 교단에서 기증했다는 주장이 있다.)
한자 표기에서 일부 현대어가 섞여 있고, 기독교 『성서』를 베낀 흔적이 있다는 점,
특정 종교와 특정인을 가리키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위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사진 출처: 한국민족문화백과(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시대 『해동이적』, 『지봉유설』, 『어우야담』 등에도 남사고와 그의 예언 이야기가 나오고, 『조선왕조실록』에는 격암 남사고의 이야기와 함께 구체적 내용은 알 수 없으나 그의 예언서 『남사고비결』의 존재는 확인된다.
『남사고비결』 필사본은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남사고비결』 필사본에는 조선총독부도서지인(朝鮮總督府圖書之印), 경성제국대학도서장(京城帝國大學圖書章), 서울대학교도서(大學校圖書)이 선명하다. (격암 남사고의 호를 따서 『격암유록』)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한양원 회장은 1950년대 천부교(전도관) 박태선 장로의 수하들이 순창 회문산에서 『격암유록』 진본 목판본을 가져가 원본에 없는 『성경』 내용을 첨가했다고 말한다.
사진 출처: 한국민족문화백과(한국학중앙연구원)
『이것이 개벽이다 上』 中
『격암유록』의 조작 여부가 세간에 화제거리로 등장한 바 있었다.
『위대한 가짜 예언서 격암유록』(김하원, 만다라, 1995)이라는 단행본이 출간되기도 했으며, MBC-TV의 PD 수첩을 통해 <예언인가 조작인가-격암유록의 정체>라는 프로그램이 방영(1995. 9. 26)되기도 하였다...
실제로 『격암유록』의 내용을 주의 깊게 분석해 보면, 일부 내용이 조작되었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격암유록』의 모든 내용이 전혀 신빙성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격암유록』을 무조건 신봉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일부 내용에 조작의 흔적이 엿보인다고 해서 『격암유록』 전체를 부정하는 것 또한 어리석은 태도이다.
인류역사에서 가장 권위 있는 책으로 인정받는 『성서』, 『불경』, 『사서삼경』, 『도덕경』과 같은 기성종교의 경전들도 세월이 흐르면서 그 본래 내용이 왜곡, 변형, 삭제, 첨가되어 왔다.
이런 현상은 특히 기독교 『신약성서』의 형성 과정에서 잘 드러난다. 그런데 기성종교의 경전 형성과정에 수많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종교적 측면에서 그 경전의 권위를 인정하는 근본 이유는 어디 있을까? 그것은 그 경전의 말씀이 진리를 깨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격암유록』 역시 마찬가지다.
일부 내용에 왜곡, 변형, 첨삭된 흔적이 있지만, 그 속에는 분명히 인류의 미래상과 구원의 길을 후손에게 알려 주는 선인의 예지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옥석을 구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은 귀한 옥(玉)과 쓸모없는 돌(石)이 섞여 있을 때 두 가지를 모두 버린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예리한 시각으로 돌무더기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옥을 가려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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