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한류의 주역 피겨여왕 김연아의 성공비결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경기를 끝으로 은퇴한 피겨여왕 김연아.
척박한 피겨환경에서 세계인들이 동경하는 피겨퀸에까지 어떻게 오를 수 있었는지, 그녀의 성공노하우를 살펴본다.
지난 2007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컵 오브 러시아에서 피겨여왕 김연아가 세계기록을 세우고 우승한 후, 당시 일본 후미에 선수의 코치였던 알렉산더 줄린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김연아 선수는 그저 환상적인 소녀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여자 피겨 선수입니다. 신(神)이 주신 재능이죠. 이런 선수는 천년에 한번이나 나올까 말까 합니다. 김연아가 연기한 걸 보고나면 코치하는 걸 그만두고 싶어질 정도예요. 그녀가 등장해서 한 동작만 하면... 그것으로 끝이죠."
이화여자대학교 최재천 석좌교수는 "김연아 선수, 나는 이 세상천지에서 당신을 가장 존경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그처럼 압도적으로 세상을 제패한 사람이 있는가?, 우리는 그동안 그야말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싸워 거의 언제나 참패했고 아주 가끔 가까스로 이겨 보았다. "우리 김연아 선수는 옥상에서 홀로 우아하게 노니는데 세상 모든 떨거지는 지하실에서 헤매고 있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실력으로 우뚝 섰다. 이것이야말로 21세기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진정한 목표라고 나는 생각한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아끼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곳에서 시작하여, 불가능한 현실을 극복하고 희망의 빛으로 세상을 밝혀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아이콘이 된 김연아의 성공스토리.
1. 김연아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기술을 향상시켰다.
세계를 상대로 한국선수가 1등이 될 수 없을 거라던 주변의 비아냥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정석(定石)기술을 연마했다.
2. 김연아는 기본, 기초를 중시하는 정도(正道)를 걸었다.
경쟁상대선수가 화려한 기술을 내세우며 세계에 이름을 떨칠 때에도 외양보다는 내실을 키우며 때를 기다렸다.
기초를 튼튼히 하며 모든 기술을 완벽하게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 트레이시 윌슨 코치는 김연아에 대해서 "보통 선수들이 기술이 조금 향상되었다 싶으면 기초는 무시하고 화려한 기술에 목메는 것과 달리, 김연아 선수는 항상 스텝, 스핀 등 기초를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그리고는 항상 잘못된 것이 없는지 묻곤 했죠. 저에게는 이것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고 했을 정도다.
3. 김연아는 기술과 예술의 완벽한 조화를 중시했다.
피겨는 스포츠이면서도 예술이다. 다른 선수들은 기술이 좋으면 점수 쌓는데 용이하기 때문에 예술적인 부분은 뒤로 미루기 일쑤다. 그저 음악은 배경이 되고 표현은 적당히 팔만 휘젖는 수준이 되고 마는 것이다. 김연아는 기술과 예술의 완벽한 조화를 추구하였다. 피겨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한 것이다. 그런 부분이 결국 그녀를 역대 최고의 선수로 만든 것이다.
4. 김연아의 오직 한 길만 가는 성실함과 끈기.
김연아는 피겨를 시작한 7살 시절부터 성실함으로는 따라올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조그만 꼬마가 중고등학교 언니 오빠들과 훈련을 끝끝내 같이 하며 결코 뒤지지 않았다고 한다. 또 세계챔피언이 된 뒤에도 태릉훈련장에서 후배들보다도 더 늦게까지, 심지어는 훈련장의 불이 꺼질 때까지 열심히 훈련했다고 한다.
어떤 명사가 "어떤 분야이건 매일 2시간씩 10년을 꾸준히 연마하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다."라고 했는데, 김연아는 매일 6~8시간씩 17년을 쉬지 않고 연마를 해왔으니 세계 최고가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5. 김연아 자신과의 경쟁, 그리고 마무리를 완벽하게 매듭짓는 열정.
김연아는 자신의 자서전인 『김연아의 7분드라마』에서 "물은 99도까지는 끊지 않는다고 한다. 100도가 되어야 끊기 시작한다. 그 1도를 극복해야만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다. 늘 열심히 해도 마지막 1도의 한계를 버티지 못하면 결과는 확연히 달라진다. 아주 작은 차이 같지만 그것은 물이 끊느냐 끊지 않느냐 하는 아주 큰 차이다. 열심히 노력해놓고 마지막 순간에 포기해 모든 것을 제로로 만들어 버리기는 싫었다.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중요한 건, 마지막 1분 그 한계의 순간이 아닐까."라는 말을 남겼다. 그러한 경쟁심과 더불어 마지막 피치를 올리며 매듭을 짓는 열정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김연아를 피겨의 전설로 만든 원동력이 되었던 것이다.
김연아의 자서전 『김연아의 7분드라마』中
"훈련을 하다 보면 늘 한계가 온다. 근육이 터져버릴 것 같은 순간,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주저앉아 버리고 싶은 순간... 이런 순간이 오면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말을 걸어온다. '이 정도면 됐어' '다음에 하자' '충분해' 하는 속삭임이 들린다. 이런 유혹에 문득 포기해 버리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이때 포기하면 안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이 순간을 넘어야 그 다음 문이 열린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세상으로 갈 수 있다."
"어느 순간 나의 경쟁상대는 '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먹고 싶은 걸 모조리 먹어 버리고 싶은 나, 조금 더 자고 싶은 나, 친구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나... 하루라도 연습 좀 안했으면 하는 나... 내가 극복하고 이겨내야 할 대상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 내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나'였던 것이다. 이런 나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 즐겁게 하자.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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