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과 신서학』 ② - 김상일 지음
(부제 - 세계철학 창조를 위한 최수운, 켄 윌버, 존 캅의 대화)
2. 동학과 서학, 그리고 신서학의 상생(相生)을 향한 그네뛰기
서학(西學), 즉 서교를 비롯한 서양의 물질문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받아들인 일본에 의해 동학혁명은 좌절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까지도 서양 외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저자는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단순히 민족주의적인 논리에 머무르지 않는다.
기존의 병든 '서학'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상생(相生)의 철학'을 지향한다.
그래서 최수운의 한(恨)을 풀기 위한 제2의 교조신원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것은 최수운의 동학이 신서학과 상생적 대화를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만남과 하나 됨을 통해 서로를 상승시켜 '세계철학(World Philosophy)'을 창출할 수 있다는 원대한 포부를 피력하고 있다.
김상일 교수는 '동학'과 '서학', 그리고 '신서학'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종교문화의 화해와 하나 됨을 조심스럽게 모색한다. 특히 4장 「동학의 존재구조론」에서 동학(東學)을 바탕으로 유교, 불교, 도교, 인도 문화의 원형, 근원을 되돌아봄으로써 인류의 고통문제를 근본에서부터 바로 살펴 회복하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이는 구한말 증산도의 도조(道祖) 되시는 증산 상제님께서 내세운 후천개벽의 제1의 구원사상이라 할 수 있는 '원시반본(原始返本)'의 이념을 저자가 학문적 마인드로 수용하여 드러낸 것이로 생각된다.
증산도의 '원시반본 사상'은 시원(始原)을 살핌으로써 생명의 근본(本, 모든 것의 근본)을 회복하여(返, 되돌아가서) 새롭게 하는 궁극적인 생명살림의 혁명적 사상을 제시하고 있다.
『동학과 신서학』은 일반인이 쉽게 읽고 이해하기에는 다소 난해할 수 있는 동서양의 종교, 최수운, 켄 윌버, 존 캅 등의 사상과 논리들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정치와 종교, 철학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신성(神聖) 문화'를 되살려, 새로운 삶의 길을 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보아야 할 필독서이다. 전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포용하여 살릴 수 있다는 창조적 이상과 희망, 다양한 문제의식과 사상의 화두를 이 책이 던져주고 있기 때문이다.
"수운은 서학과 서교가 우리의 문빗장을 막 열고 들어오려는 순간에 살았으며, 동학군의 패배와 함께 사실상 조선은 서학을 앞서 배운 일본의 손아귀 속에 들어가는 시기였다. 이어 해방과 함께 또 다른 서양 외세에 예속되고 말았다. 그 외세에 의해 민족은 분단되고 수운이 가졌던 동학의 이상은 찾을 길이 없어졌다..."
『동학과 신서학』 머릿말 中
김상일
前 한신대 철학과 교수, 한사상 연구소 소장
연세대학교 신학과, 선균관대학교 대학원 동양철학
미국 필립스대학 대학원, 클리어몬트대학 대학원에서 과정철학과 불교 박사 학위
저서 『한사상』, 『한철학』, 『수운과 화이트헤드』, 『화이트헤드와 동양철학』, 『현대물리학과 한국철학』, 『인류문명의 기원과 한』, 『원효의 판비량론 비교 연구』, 『카오스와 문명』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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