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말은 짐승의 무언(無言)과 신(神)의 침묵 사이에 있다.(루이 라벨)
말을 하고 듣는다는 것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진다는 것이다. ①
"대인을 배우는 자는 천지의 마음을 나의 심법으로 삼고 음양이 사시(四時)로 순환하는 이치를 체득하여
천지의 화육(化育)에 나아가나니,
그런고로 천하의 이치를 잘 살펴서 일어일묵(一語一默)이 정중하게 도에 합한 연후에 덕이 이루어지는 것이니라.
만일 사람이 사사로운 욕심에 사로잡혀 자기 좋은 대로 언동하고 가볍고 조급하며 천박하게 처세하면 큰 덕을
이루지 못하느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4:95:11~13)
말(言)의 길, 일어일묵(一語一默)
우주의 삼라만상 중에 오직 인간만이 "말(言)"을 한다.
즉 언어적 인간, 호모 로쿠언스(Homo Loguence)인 것이다.
물론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 일부 침팬지나 새들도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자발적인 생각과 상황을 상정한 "말(言)"이 아니다. 그저 특정한 단어를 흉내내거나, 물리적 자극에 대한 반응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인간도 사물을 이해하는 생득적인 인지능력이 없다면 "언어"를 쓸 수 없다.
J. 피아제(스위스 심리학자)는 이 문제를 "인지발달론"으로 설명했다.
아기는 "성숙 - 물리적 경험 - 사회적 상호작용"이라는 큰 틀에서 인격체로 성장한다.
그런데 아기의 인지력은 4단계(감각운동기 → 전조작기 → 구체적 조작기 → 형식적 조작기)로 발달하고, 감각운동기(0~2세)는 전(前) 언어시대다. 이 시기릐 영아들은 "동물"과 다름없이 단지 "빨고, 울고, 반사 활동"만 반복할 뿐이다.
2단계인 전조작기에 가거야 본격적인 "언어 및 신체 활동"에 나선다.
사라진 공을 찾고, 개념을 설정하고, 축적된 경험으로 "말"을 하게 된다.
이로써 활동과 언어의 한 주체로서 사회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말문이 트이고 말귀를 안다는 것은 이제 가족과 지역, 민족의 구성원으로서 권리와 의무를 함께 진다는 뜻이다. 그러면 인간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즉각적으로 대답하는 것은 어느 시기부터 일까?
그 누구도 몇살 무렵인지 정확하게 제시할 수 없다.
부모나 친지들이 수없이 불러대어 각인된 이름, 그 결과 단 하나의 성명으로 대변되는 "나"를 인식하고 평생 살아간다.
아마도 어떤 이름의 주체가 자신임을 깨닫는 그 즈음이 소위 "정명(正名)"의 출발점일 것이다.
칼럼니스트 - 김래호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가, "문화에게 길을 묻다"의 저자이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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