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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일할 인재는 따로 있다. 진퇴가 자유로웠던 영재, 한신과 장량

by 도생(道生) 2013. 8. 11.

큰 일할 인재는 따로 있다.

진퇴가 자유로웠던 영재."한신과 장량"

 

한漢나라 개국 초기에 유방은 한신을 비롯한 여러 장수들과 함께 장군들의 능력에 관해 논했다. 유방이 한신에게 말했다.

"장군은 내가 백만 대군을 거느릴 수 있다고 생각하시오?"  한신이 망설임 없이 불가능하다고 대답하자 유방이 다시 물었다.

"그럼 10만 대군은 어떨 것 같소?" "그것도 어렵습니다." 유방은 화를 버럭 내며 따졌다.

 "그렇다면 내가 어느 정도의 병력을 통솔할 수 있다는 것이오?" "폐하께서는 1만이면 족합니다."

 

"그럼 한 장군은 어느 정도의 병력을 이끌 수 있소?"  한신은 전혀 미안한 기색 없이 대답했다. "제게는 병력이 얼마나 되든지 문제될 게 없습니다. 많을수록 좋지요."  유방은 노기를 띤 채 재차 따져 물었다. "그렇다면 병력을 다스릴 줄 모르는 나는 황제가 되었는데 병력을 잘 이끄는 그대는 왜 겨우 장군에 머무른 것이오?" "그야 당연하지요. 저는 병사들을 잘 통솔하지만 폐하께서는 장군들을 잘 통솔하시니까요." 그제야 유방의 화가 풀렸다.

 

중국의 역대 통치자들은 인재를 모으는 데 주력했고, 인재의 수에 따라 자신의 덕행 유무를 판단하곤 했다. 하지만 인재를 식별하는 능력은 역시 지모에 있었다. 사람을 얻는 것은 덕에 달려 있지만,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지에 달려 있었다. 사람을 모을 줄만 알고 알아볼 줄 모른다면 평범한 인재에 불과하고, 사람을 알아볼 줄은 알아도 모을 줄 모른다면 쓸 만한 인재는 전부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사람을 모으는 것과 알아보는 것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지자(智者)는 맹목적인 교조에 빠지지 않고 세태에 따라서 기민하게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이다. 한나라의 장량이 바로 이런 인물이었다. 유방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장량의 분석과 예측 덕분이었다. 장량이 없었더라면 유방은 항우에게 패했을 것이 분명하다.

 

장량은 몸이 허약해 항상 병을 달고 다녔다. 때문에 단독으로 병력을 통솔하지 못하고 항상 모사로서의 역할만 충실히 수행했다. 한번은 항우가 유방을 형양에 가둔 채 겹겹이 포위하자 다급해진 유방은 여식기와 함께 초나라의 힘을 약화시킬 방법을 상의했다.

 

여식기가 말했다. "지금 진 왕조가 잔학 무도해져서 6국을 멸하자 6국의 후예들이 설 땅이 없어졌습니다. 만일 폐하께서 6국의 후손들을 다시 왕으로 봉하신다면 이들은 기꺼이 폐하의 신하가 되기를 자원할 것입니다. 각 제후들 사이에 폐하의 덕이 칭송되면 폐하께서는 서남 지역의 패자가 되실 것이며, 초나라도 예를 갖춰 폐하를 배알하게 될 것입니다."

 

여식기가 6국의 후손들을 만나러 유방을 떠나기 전에 장량이 유방을 찾아왔다. 유방은 식사를 하고 있다가 여식기가 제시한 계책을 장량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나서 물었다. "그대의 생각은 어떻소?" "누가 폐하께 이 따위 생각을 계책이라고 올렸습니까? 이제 폐하의 대업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어째서 그렇소?"  그러자 장량은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금 천하를 떠돌면서 유세하는 책사들이 자신들의 조상과 부모, 그리고 오랜 친구들 곁을 떠나 폐하 한 분만을 쫓아다니는 것은 조금이라도 땅을 얻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 6국의 후손들을 옹립하면, 공로를 세운 사람들에게 봉할 땅이 없어지기 때문에 책사들은 제각기 자기 나라로 돌아가 자기 가족과 나라를 위해 책략을 내게 될 텐데 그렇게 되면 누가 폐하를 도와 천하를 차지하겠습니까? 또한 초나라가 강대하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만일 초나라가 강대해져서 6국이 초에 굴복하게 되면 폐하께선 어디 가서 신하국을 자처하던 6국의 후손들을 얻으시겠습니까? 그래도 이 계책을 쓰신다면 폐하의 대업은 그것으로 끝입니다."

 

장량의 진언에 유방은 입에 들어갔던 음식을 도로 뱉으면서 욕을 해댔다. "이런 제기랄, 하마터면 나의 대업이 망가질 뻔했구나!"

그리곤 당장 6국의 옥인을 없애버리라고 명령했다. 유방이 만일 장량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았거나 여식기가 출발한 후에 그를 만났더라면 항우를 물리치고 한 왕조를 세우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장량의 정치적 예측은 대단히 정확했다. 그가 이런 진언을 올리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제나라 땅을 점거하고 있던 한신이 유방에게 사자를 보내 자신을 제나라의 가왕(假王)으로 봉해줄 것을 요구했다. 유방은 장량의 간언을 듣고 한신을 제왕으로 봉했고. 그 결과 한신의 도움을 받아 항우의 군대를 대파할 수 있었다. 만일 여식기의 책략에 따라 제나라 후손들을 봉했다면 한신은 오래 전에 유방을 배반했을 것이다.

 

 

 

진정한 통정을 하라

1 너희는 진정한 통정을 한번 해 보라.

2 한신(韓信)이, 한 고조(漢高祖)가 자기 밥을 밀어 주어 먹이고(推食食之) 자기 옷을 벗어 입혀 준(脫衣衣之) 은혜에 감격하여 괴통(通)의 말을 듣지 않았나니

3 한신이 한 고조를 저버린 것이 아니요, 한 고조가 한신을 저버렸느니라.

사람이란 깊어야

4 사람이란 크고 작고 간에 틀이 있나니 큰 틀이 되어야지, 작으면 내두르기 쉽고 바람만 불어도 날아가기 쉬우니라.

5 사람은 무거운 사람, 가벼운 사람이 있느니라.

6 사람이란 깊어야 하나니 크게 될 사람은 벌써 마음이 두루 깊어서 널리 생각하고 소소한 일은 개의치 않느니라.

7 그러니 너희들은 돌아오는 일에 힘쓸 것이요, 지나간 일은 힘쓰지 말라.

(증산도 도전道典 8:47)

 

 

夫用兵之要는 在崇禮而重祿하니

부용병지요   재숭례이중록

禮崇則義士至하고 祿重則志士輕死니라

예숭즉의사지      녹중즉지사경사

故로 祿賢에 不愛財하고 賞功에 不踰時하면

고    녹현   불애재      상공    불유시

則士卒竝하여 敵國削이니라

즉사졸병      적국삭

무릇 용병의 요체는

예를 숭상하고 녹을 중히 여김에 있나니

예를 숭상하면 의로운 일꾼이 들어오고

녹을 중히 여기면 뜻 있는 일꾼은 죽음을 가볍게 여기느니라.

그러므로 현자(賢者)에게 녹을 주되 재물을 아끼지 않고

공 있는 자에게 상을 줌에 때를 넘기지 않으면

큰 일꾼과 작은 일꾼이 다 함께 적을 무찌르느니라.

(증산도 도전道典 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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