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祖宗)에 대한 효(孝)의 정신이 담긴 공간 종묘(宗廟)
세계 무형유산 '종묘제례(宗廟祭禮)'
종묘(宗廟)는 '조종(祖宗)의 사당(祠堂)'이라는 뜻이다.
'조종(祖宗)'은 역대 임금이라는 뜻으로, 왕이나 왕비는 물론 사후에 왕이나 왕비의 칭호를 얻은 이들까지 포함된다.
'묘(廟)'는 죽은 이의 신주(神主)를 머셔놓고 제사 지내는 장소이다.
중심 건물은 정전(正殿)으로, 태조 이성계의 묘(廟)가 있어 태묘(太廟)라고도 한다.
태조 4년(1396년) 9월에 조선 창건 후 한양천도를 하면서 가장 먼저 진행된 것이 바로 이 종묘 건설이었고, 임진왜란을 비로한 국란을 당할 때 가장 먼저 챙긴 것도 종묘의 신주들이었다.
성리학적 질서를 국가 이념으로 표방했던 조선에서 종묘제례는 임금이 효(孝)를 실천하고 이를 백성에게 드러내어 왕실의 존엄과 권위를 내세우는 것이었다.
우리 조상들은 죽음을 삶의 연장으로, 즉 일체 관계로 여겼다.
그래서 일생을 관혼상제(冠婚喪祭)라는 예식으로 나눌 때도, 상제(喪祭)는 조상과 나 그리고 후손을 연결시키는 주요한 장치로 여겨졌다. 이는 더 나아가 과거 현재 미래, 뿌리 줄기 열매가 하나라는 인식으로 전개된다.
그래서 역사에 대한 이해와 조상에 대한 제사는 삶의 과정 못지않게 죽음 이후의 과정으로서 중시되었다.
죽음은 내 몸 속에 있는 혼(魂)과 넋(魄, 백)이 분리되는 사건이라고 한다.
혼(魂)이 나가는 과정에서 혼불을 보았다는 이도 있을 만큼, 이 혼(魂)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시간에 따라 죽음의 의례가 달라지기도 했다.
조상을 떠나보내는 자손의 효심은 3년 상으로 대변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왕실을 포함한 일반인들도 시신을 안치하는 무덤과 함께 혼백(魂魄)의 상징인 신위를 모시는 사당을 두어 때에 맞춰 제례를 올렸다.
왕실사당인 종묘 건물에는 현판이 따로 없다.
신(神)들의 공간인 이곳을 사람들에 의해 구획되는 가늠자가 필요치 않기 때문이다.
오직 신(神)들을 위한, 신(神)에 의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자손들 효심은 제례에 의해 발현되고, 엄숙하고 절제되고 규격화된 제례의식을 통해 조상(神明)과 자손(인간)은 다시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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