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산문화의 원형 제단, 전 세계로 퍼져나간 제천문화(祭天文化)와 제천단(祭天壇, 피라미드)
홍산문화에서 발견된 원형 제단이 오로지 제단의 기능만 하였다면, 방형의 계단형 적석총은 무덤이면서 제단의 기능을 함께한 것으로 피라미드(Pyramid)형 돌무덤의 대표적인 원형이다. 이런 양식은 고인돌과 고구려의 적석총에서 발견된다.
"고구려 전기 수도였던 만주 집안 지역에는 무려 1만 기 이상의 고구려 고분이 산재해 있다. 기원전 3,4세기 고구려 중기에 오면 돌무지무덤에 3단 5단 7단식으로 층수가 증가하면서 마치 계단식 피라미드형의 돌무덤으로 축조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장군총(將軍塚)과 태왕릉(太王陵)으로 둘 다 7층으로 축조되어 있다. 과거 일제시대에 장군총의 맨 위층인 제7층 정상부의 사방 변두리에서는 난간 구멍이 발견되었고 피라미드의 정상부와 층급에서 많은 양의 기와와 벽돌이 발견되었다." (선문대 석좌교수 이형구 박사의 '발해연안에서 찾은 한국 고대문화의 비밀' 中)
선문대학교 석좌교수 이형구 박사는 이와 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피라미드 위에 원래는 어떤 목조 건축물(묘상건축墓上建築)이 세워졌던 것으로 보았다. 이와 같이 능묘 위에 세우는 일종의 사당(祠堂, 육상종묘陸上宗廟)과 같은 성격의 건축물을 이른바 향당(享堂)이라고 하였다. 역시 제사의 대상을 위한 시설로서 동이족 묘제의 하나이다.
홍산문화에서 발원한 제천문화는 동서양 문화의 원형(元形)으로서 동양에만 국한 되지 않고 수메르 외에도 이집트, 중국, 티베트 등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고대 중근동 지역의 지구라트(ziggurat)와 피라미드(pyramid)이다.
이들은 우주의 통치자이신 상제님께 천제를 올리던 제천문화의 유산으로 이것은 초기 피라미드의 원형이 천제를 올리기 위해 윗부분이 평평한 단(壇)으로 되어 있었다는 사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현 서양문명의 뿌리인 고대 메소포타미아문명은 BCE 3300년 경 지금의 이라크 지역에서 태동한 슈메르문명에서 발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메소포타미아의 평지 위에 정착한 슈메르인들은 산처럼 높은 대형 제단인 지구라트를 쌓고 하늘에 제사지냈다.
한민족처럼 하늘을 숭배하는 제천문화와 천자사상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도 사실은 바빌론 지역의 지구라트이다. 지구라트는 후에 이집트로 흘러 들어가 피라미드가 되었다.
동양의 제천단과 이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우선 모두 노천의 평지에 제단을 쌓는 교사제의 축단(築壇)문화와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지구라트와 피라미드 등 제천 성소가 '우주의 축'(Cosmic axis)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고대의 봉선의식이 행해졌던 중국 산동성 태산(泰山)이 제나라와 노나라 지역에서 우주의 중심축(The axis of cosmos)으로 여겼던 성산(聖山)이었다는 것에서 일맥상통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제천의 장소가 하늘과 땅, 인간을 하나로 이어주는 성역(聖域)였음을 의미한다(샤먼의 상징인 우주목과 의식이 행해지는 장소가 천지인 삼재三才를 이어주는 성스러운 신물이자 장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단, 음양론이 발달했던 동양에서 '천단은 원형으로 지단은 방형(천원지방)'으로 구분했던 것에 비해, 음양론이 발달하지 못한 그 외 지역에서는 제천단이 방형의 피라미드 형태로만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동의 지구라트나 남미(유가탄 반도의 치첸이트사)에 있는 마야시대의 쿠쿨칸 피라미드는 모두 꼭대기에 제단이 있는 형태로 이곳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반면 지구라트의 변형된 형태인 이집트 피라미드가 파라오의 무덤이었다는 학자들의 주장에서 알 수 있듯이 제천단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동양의 피라미드인 장군총이 무덤이면서 제사를 지내던 제단(제지단祭地壇)이었다는 점에서, 이집트 피라미드가 후대에 제천단이라는 본래의 성격을 잃어버리고 파라오의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무덤으로 의미가 축소 혹은 왜곡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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