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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개벽중

주자서당은 어떻게 글을 배웠나 - 2. 주자어류에 수록된 독서 방법과 궁극적인 목적

by 도생(道生) 2015. 4. 26.

주자서당(朱子書堂)은 어떻게 글을 배웠나

- 2. 주자어류(朱子語類)에 수록된 독서 방법과 궁극적인 목적

 

 

 

 

 

 

 

 

모름지기 우리 삶은 공부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결국, 인간의 도리를 알고 실천하는 것인데, 독서(讀書)가 단순한 지식 추구나 우리 삶과 동떨어진 공부가 되면 세상살이에 사기가 되거나 내 마음을 더럽히는 공해밖에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런 면에서 『주자서당(朱子書堂)은 어떻게 글을 배웠나』라는 책은 독서를 통해서 올바른 인간의 도리가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올바른 독서의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독서를 위한 우리 마음의 자세까지도 디테일하게 전해주고 있다.

 

 

 

독서(讀書)란 자신이 체득(體得)하여 실천함을 목적으로 한다.

 

독서(讀書)를 하는 데는 세 가지 원칙이 있다.

'조금씩 보면서 숙독(熟讀)하고, 반복하여 체험하며, 미리 효험을 예상하지 말 것'이 그것이다. 숙독은 생각을 해야 한다. 한 글자 한 단락을 보면서 전후좌우의 연관성과 문맥의 흐름을 깊이 생각해야 본의에 다가설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반복해 읽고 생각하여 몸에 완전히 체득되어야만 진정 독서가 의미 있게 되는 것이다.

 

형이상학이나 이론적인 공부는 모두 형이하학과 실천을 위한 바탕일 뿐, 그것이 진정한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목표는 바로 내 마음을 다스리고 성현의 뜻과 일체가 되어 직접 실천해 나가는 데 있다.

 

 

 

기한은 넉넉히 잡되 그 과정은 야무지게 해야 한다.

 

독서는 분량을 탐내어 깊이를 추구할 수 없게 해선 안 된다. 우선은 정밀하고 깊이 있게 해야 한다. 그리하여 한 단락의 이치를 완전히 알고 난 다음에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야만 본의에 성큼성큼 다가설 수 있고 온전한 이해가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만약 한 단락이 정말로 이해되지 을 때는 일단 접어두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도 무방하다.

 

전후의 내용을 다 이해해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모르는 부분들도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주 알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생각을 끝까지 밀고 나가 완전히 이해하기를 기약해야만 한다. 독서는 곧 점수(漸修)의 과정이다. 야무지게 꾸준히 밀고 나가야만 성과가 있다.

 

 

 

 

 

 

 

 

한 책을 철저하게 본 뒤에 다시 다른 책을 보아야 한다.

 

물이 웅덩이를 채우지 않으면 흐르지 않듯이 한 책을 볼 때는 철저히 이해하여 책과 자신이 한 조각으로 일체가 되어야 다음 단계의 책으로 쉽게 넘어갈 수 있다. 또한, 독서를 하는데 과정과 차례가 있으니, 근본이 되는 책이 있고 수단이 되는 책이 있는 것이다. 잘 구분을 해야만 하는데, 가령 수단이 되는 책을 먼저 보아 근본이 혼란스럽게 되어버려서는 안 된다. 자칫 수단이 되는 책을 먼저 읽다가 중심에 다른 선입관이 생겨버리면 근본적인 도리들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집착을 버리고 반드시 토론해야 명확해진다.

 

독서를 함에 자기의 주관을 먼저 세우고 그것을 고집하여 보게 되면 책의 본의는 알 수가 없게 된다. 책에는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는데, 이런 입장을 먼저 세우고 보게 되면 그런 면만이 보이게 된다. 독서를 할 때는 일단 마음을 비우고 철저하게 저자의 입장과 저자의 논리가 되어서 글을 봐야만 그 글의 좋고 나쁜 점을 모두 알 수 있게 된다. 즉 마음을 비우고 이전에 들은 것을 씻어내야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체득된 본의는 다른 사람과의 토론을 통해서 득실과 시비를 더욱 명확히 분별할 수 있게 된다.

 

 

 

오늘 독서함은 훗날 쓰고자 함이다.

 

독서는 목적의식을 분명히 갖고 봐야 한다. 독서는 성현의 뜻을 얻어서 마음에 체득하고 실천하려고 하는 것이다(주자 시대의 대상들은 모두 성현들이 썼다는 '경전'류 뿐이었다). 그래서 단순히 언어에서 많은 분량을 이해하는데 만 그치지 말고, 필요한 것은 외우고 중요한 곳은 꼭 마음에 새겨두어서 훗날에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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