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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개벽중

주자의 선불교 비판 연구 - 인간의 현실은 사회적 현실, 일상 속에서의 종교적 초월을 지향한 주자

by 도생(道生) 2015. 4. 12.

주자의 선불교 비판 -

인간의 현실은 사회적 현실, 일상 속에서의 종교적 초월을 지향한 주자.

 

 

 

 

 

 

주자의 선불교 비판

 

인간 세상에는 가치를 초월하는 자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가치판단에 의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윤리적인 문제들이 있다. 곧 기아와 전쟁, 마약과 범죄, 억압과 궁핍, 온갖 사회적 혼란들과 도덕적 타락들이 넘실거린다. 주자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선불교는 눈 한번 바로 뜨면 예토(穢土)가 곧바로 정토(淨土)로 변한다고 하지만, 중생들에게 있어서 예토의 고통은 환상이 아닌 분명하고도 엄연한 실재일 뿐이다.

 

 

 

 

 

 

 

주자는 현실에 존재하는 악과 부도덕을 환상이 아닌 실재로서 인정하며, 현실을 차별적 선택의 대상으로 이해하여 인의(仁義)와 같은 현실에서의 선택적 실천을 강조한다. 그것은 주자가 인간의 현실을 사회적 현실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선불교가 상대적 가치에 대한 명백한 선택보다는 전적인 긍정이나 전적인 부정에 익숙했던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이것은 선불교가 상대적 가치의 선택을 열등한 행위로 여기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이유를 아마도 선불교가 세계를 사회적 현실이 아닌 자연적 현실로만 인식해온 때문이 아닌가하고 조심스럽게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의 종교적 초월을 지향

 

약 800년 전 주자는 선불교에 대한 이러한 통찰과 비판을 진지하게 제기했다. 주자로부터 제기된 이러한 비판에 대해서 적극적인 반성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던 불교는 새 역사 창조의 주도권을 유교에 내어주고 뒷전으로 물러앉고 말았다.

 

불교가 구체적인 인간세상의 현실적 지도력으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주자의 이러한 비판을 심각한 화두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작가는 저서 『주자의 선불교 비판 연구』 말미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신념을 사족과 같이 덧붙인다.

 

"불교가 초월만을 지향한 채 일상의 현실을 간과한다는 주자의 비판 앞에 서서, 불자들이 불교를 지혜의 종교로만 보고 자비의 종교임을 몰각해 왔으며, 불교를 성불의 종교로만 보고 불국토를 이루는 종교임을 간과하는 데서 기인함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깨달음을 개인의 구원으로 삼는 데서 그치지 말고, 그 깨달음을 사회화시켜 세상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윤영해 -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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